BFC25

- 계좌정보 : 부산은행 101-2055-4516-03 부산학생산악연맹

6조 김성호 등산학교 소감문

부산대24김성호 0 26 05.29 15:01
1주차
전날 마트에 가서 조원들이 먹을 행동식과 후식을 샀다. 나는 행동식은 간단하게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작은 빵 한 개와 에너지바를 1끼 행동식으로 정했다. 조원들과 식단을 정하던 중 후식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피자와 콘치즈가 후보에 올랐다. 피자도 좋았지만, 달콤한 콘치즈가 후식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설탕, 버터, 마요네즈 등을 사면서 다소 사치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런 게 행복이라 생각해 재료를 구매했다. 재료를 사고 부실에 잠깐 들르니 태우형과 싸리누나 등 산악부 선배님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태우형을 5개월 만에 봐서 반가웠다. 나도 부실에 앉아 태우형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집에 가서 패킹을 마쳤다. 내가 챙긴 짐은 코펠, 버너, 개인 장비, 로프, 음식 등으로 무게가 20kg가 넘었다. 무게를 보고 다음 날 힘든 산행이 되겠다고 생각했지만, 천고지종주나 마라톤보다는 나을 것이라 위안 삼고 잠들었다. 명륜역에서 8시까지 집합하기로 했지만 준비가 늦어 택시를 타고 출발했다. 택시기사님은 내 짐을 보고 비 오는 날 산을 가느냐며 걱정했다. 다방리로 가는 길이 힘들지만 경치가 좋다는 말도 해주셔서 감사했다. 명륜역에 도착해 온천천 쪽으로 내려가니 이미 도착한 연맹 사람들을 만났다.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무거운 가방을 들고 있었다. 신입생들은 우중 산행과 종주 경험이 없어서 더욱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마음먹었다. 우리 조는 부경대 부장님, 동의대 재학생 한 명, 동아대 신입생 한 명으로 재학생 비율이 높아 신입생 한 명에게 집중했다. 온천천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버스를 타고 양산 다방리로 갔다. 시작부터 오르막길이었다. 출발 전에 겉옷을 벗었어야 했지만 벗지 않아 열이 빠지지 않아 금방 지쳤고 땀이 많이 났다. 다음 휴식 때 옷을 벗고 등산했더니 훨씬 수월했다. 올라가면서 보니 신입생들에게 원래 없던 스틱이 생겼다. 각 조 조장님들이 자신의 스틱을 준 것이었다. 자신들도 무거운 짐 때문에 힘들었을 텐데 존경스러웠다. 나도 스틱을 주고 싶었지만, 스틱을 준 뒤 힘들어할 내 모습을 예상해 차마 주지 못했다. 다방리에서 장군봉까지 400m쯤 남았을 때 비가 거세게 내리기 시작했다. 바람막이를 입었지만 강한 비에 방수 기능을 잃어 상체가 축축해졌다. 원래도 힘든 등산인데 거센 바람과 비가 더 힘들게 만들었다. 나중에 먹을 고기와 콘치즈를 생각하며 우리 조는 서로를 위로하며 올라갔다. 고당봉이 얼마 남지 않아 종주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당봉에 도착해 단체 사진을 찍고 북문 쪽으로 하산했다. 힘든 산행이었지만, 힘든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이 들었고 앞으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생겼다는 생각에 오길 잘했다고 느꼈다. 아쉬운 점은 우리 학교에서는 나와 효림이만 참여했는데, 다른 신입생이나 재학생도 함께 경험했으면 좋았겠다는 점이었다. 힘들긴 하지만 다들 보람을 느꼈고 좋은 추억이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금정산 탐방센터에 도착해 짐을 풀고 저녁 준비를 했다. 저녁 메뉴는 고기 1kg, 라면, 밥이었다. 다른 조는 미나리, 소시지, 비빔면 등 사이드를 다양하게 준비해 우리 조만 부족해 보여 조원들의 눈치가 보였고 미안했다. 그래도 밥을 다 먹고 후식인 콘치즈를 조리할 때 조원들의 표정이 좋아 다행이었다. 밥을 먹고 1시간가량 매듭 교육을 했다. 신입생들에게 중간 팔자매듭을 가르쳤고, 강사님께 토끼 매듭을 배웠다. 팔자가 두 개로 나오는 매듭으로, 나중에 균등 연결법에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육이 끝난 후 간단히 정리하고 잠들었다. 
실내에서 자서 컨디션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침을 먹고 짐 정리를 한 뒤 준행암으로 출발했다. 북문 탐방센터에서 출발하니 30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반은 등반하고 반은 밑에서 매듭법 등 교육을 받았다. 우리 조는 등반하는 조였고, 등반 방식은 멀티피치처럼 선등자가 올라가 상단 확보를 보는 방식이었다. 첫 번째 올라가는 사람이 줄을 깔 수 있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초보자이며, 마지막 사람은 확보물을 회수할 수 있는 실력자여야 했다. 준행암은 페이스 등반지여서 이런 연습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새로웠다. 강사님들이 위에 올라가 신입생들이 수월하게 상단 확보를 배울 수 있었다. 또한 동아대 조현세 강사님이 하프 클로브히치로 하강하는 모습을 보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론으로만 알던 하강법을 실제로 보는 기회였고, 장비를 유연하게 사용하는 강사님의 노련함을 보며 평소 이론 공부 없이 등반하던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등반 실력뿐 아니라 시스템, 이론, 배경 지식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2주차
1조부터 5조는 나비암으로, 6조부터 10조는 무명릿지로 이동했다. 우리 조는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무명릿지를 한 번씩 가본 적이 있어 나비암에 가길 기대했지만 가지 못해 아쉬웠다. 상마공영주차장에 모두 모여 인원을 확인한 후 출발했다. 약 40분 쉬지 않고 올라가 무명릿지 초입에 도착했다. 장비를 착용하고 등반을 시작했다. 전날 비가 많이 와 무명 1피치에 물이 흐르고 있었기에 크랙에 캠을 설치하며 올라가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그래서 왼쪽에 볼트 두 개가 있는 코스로 인공등반을 했다. 인공등반이었지만 미끄러운 발 때문에 약간 고생했다. 내가 먼저 줄을 깔고, 민성 선배님이 다른 줄을 들고 와 두 코스로 등반을 시켰다. 빌레이를 보던 중 민성 선배님이 내가 설치한 빌레이 시스템에 대해 지적했다. 앵커 체인이 생각보다 약할 수 있어 확보줄과 빌레이 장비는 두꺼운 체인에 설치하는 것이 좋으며, 체인이 터질 경우를 대비해 다른 체인에 이중 확보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론으로는 많이 들었지만 실제 사용하지 않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소나무 구간은 내 등반 실력이나 시스템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효림이가 선등 빌레이를 맡아 수월하게 등반한 점이 달랐다. 효림이와 산악부 생활을 함께한 지 1년 넘었다. 작년에는 등반에 별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연맹 부회장도 맡고 등반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멋있었고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었다. 소나무 이후부터 칼날 능선까지는 안자일렌을 사용해 등반했고, 뜀바위를 하나둘씩 넘으며 등반을 마쳤다. 종료 시간은 오후 2시 20분쯤이었다.
다음 날 동의대 암장에 모여 주마 교육과 암벽등반 교육을 진행했다. 나는 조장이어서 인원 점검을 먼저 했는데 한 분이 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아 자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내 일을 했다. 대통령기에 출전하는 교육생들은 밖에서 웅벽에서 주마 교육을 받았다. 이번에 처음 출전하는 우리 학교 교육생들에게 주마 체결 방식과 8자 하강기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교육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어려웠지만, 신입생들이 잘 듣고 까먹지 않으려 사진까지 찍어주어 고마웠다. 모두 2시간 정도 주마를 열심히 치고 점심 시간이 되었다. 천상일 강사님이 주신 빵을 먹고 있을 때 해양대 부장님이 중국집 음식을 시켜 먹는다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솔깃해 나는 평소라면 주지 않을 빵 한 입을 건네며 같이 먹자고 했다. 해양대 부장님은 츤데레처럼 "안 된다, 안 된다" 하시다가 결국 음식을 시켜 주셨다. 맛있는 간짜장을 먹고 3시간가량 주마 연습을 더 한 뒤 수료식이 시작되었다. 2주밖에 되지 않은 활동이었지만, 17명이나 개근상을 받아 놀라웠다. 개인별 개근상은 없었지만 학교마다 코펠 세트를 받아 평소 부실에 장비가 부족했던 학교에 좋은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수료식이 끝나고 맛있는 치킨과 피자를 먹으며 등산학교 활동을 마무리했다. 
짧은 활동 기간이었지만, 평소처럼 각 학교 재학생끼리만 활동했다면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기 어려웠을 것이다. 졸업한 강사님들께 평소 몰랐던 등산 지식을 배울 수 있어 반성도 많고 느낀 점도 컸다. 다만 조장 역할을 맡으면서 다른 학교 사람들에게 너무 딱딱하게 대했던 것은 아닌지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에 또 교류할 기회가 생기면 다른 학교 사람들과 더 친근하게 지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런 교류의 장을 마련해 주신 하태웅 회장님과 장효정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Comments

Category
State